이름 혹은 닉네임님, 안녕하신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올해 1월에 큰 일을 겪고 침체되는 감정 속에서 일은 해야겠는데 기력은 하나도 없는 시간들을 보내왔어요. 7월 중순이 다 되어서야 조금씩 원래의 제가 갖고 있던 에너지를 회복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알 것 같아요. 내가 느끼는 내 감정에다가 어떤 이름을 붙여주고,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그래서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삶의 전부겠구나 싶더라고요. 감정 따라 행동하는 게 우리 인간이잖아요! 그래서 오늘 책을 들고 왔습니다. 아직 다 못읽었지만 꽤 두꺼운 책인데도 산지 이틀만에 절반을 넘게 읽은, 재미있는 책입니다. (이남희 작가님께 추천 받아서 읽게 되었습니다.)

야심이란 모든 감정을 키우며 강화하는 욕망이다. 그러므로 이 정서는 거의 정복될 수 없다. 왜냐하면 인간이 어떤 욕망에 묶여 있는 동안에는 필연적으로 야심에 동시에 묶이기 때문이다. 키케로는 이렇게 말했다. "가장 고상한 사람들ㄹ도 명예욕에 지배된다. 특히 철학자들까지도 명예를 경멸해야 한다고 쓴 책에 자신의 이름을 써 넣는다." -스피노자, [에티카]에서

저자는 말합니다.

저는 어느 순간부터 SNS에 올리는 콘텐츠를 거의 중단했는데요. 큰 일을 겪은 이후라 그런 것도 있지만, 이 야심이 딸리기 시작해서(;;;) 인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제3자로부터 받는 관심과 존경이 무용하게 느껴지면서 시작 된 것이지요. 야심이란 그 자체만으로도 어떤것을 행하는 데 원동력이 되어주기도 한다는 것을 깨닫고는, 저는 야심 자체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는 부분들도 건질 게 많은 책이라서 더 추천드리고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또 다른 저자의 말을 가져오고 싶습니다. 제겐 가슴을 때리는 구절이었고, 앞으로도 고민이 된다면 행行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항상 헛갈린다. 내가 지금 원하는 것이 나의 고유한 욕망인지, 타인의 욕망인지, 이런 고뇌의 순간에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무엇인가 욕망하는 것이 있을 때는 반드시 그것을 실현해 보아야만 한다. 실현의 순간에 우리는 자신의 욕망이 나의 것이었는지 타인의 것이었는지 사후적으로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법대에 간 것이 자신의 욕망이라면, 입학하자마자 우리에게는 "이제 시작이다, 멋지게 살아가야지."라는 느낌이 들 것이다. 반면 그것이 타인의 욕망이었다면, 입학하자마자 우리는 "이제 완성했다, 다행이다."라고 생각 할 것이다. 출발의 설렘이 있다면, 과거 우리의 욕망은 나만의 욕망이었단느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완성의 허무함이 있다면, 과거 우리의 욕망은 불행히도 타인의 욕망을 반복했던 것임이 밝혀지는 것이다.

저는 인간에 대해서 최대한 낙관적으로 보려고 합니다. 사람과 함께 살아가야하는 사회적인 짐승인 우리네가 서로를 긍정적으로 보지 않으면 스스로가 힘들기 때문인데요. (세상에 좋은 사람도 물론 많기도 하잖아요.)

이 책은 비관주의가 인간의 욕망에 긍정적인 시선을 보낸 철학자 스피노자의 말에 기대어 쓴 책이라는 생각이 들고, 아주 강한 비관에 쌓여서 낙관을 보기 힘든 구절들도 간간이 보입니다. 그렇지만 인간의 감정에 대한 풍부한 해석과 유려한 어휘들, 필체가 소장할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름 혹은 닉네임님은 그래서 안녕하신지,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다면 어떤 부분에서인지, 개인적인 이야기들도 궁금합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