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혹은 닉네임님, 콘텐츠를 만들려고 하다보면 자료 조사에도 시간이 들어가고, 스크립트를 만드는데에도 시간이 들거에요. 콘텐츠를 소비만 하는 사람들은 알 수 없는 시간들이 어마무시하잖아요. 그럴 때 턱, 하고 막혀서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면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으려고 하나요?

저자는 '정직한 아티스트라면... 아이디어는 훔치는 것이죠.'라고 대답할 것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제목에서도 보셨던 책을 소개할게요.

"남의 것들을 그냥 버려두느니 주워 와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훨씬 낫다." - 마크 트웨인

저자는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는 스케치북이 들어갈 만한 속주머니가 있는 재킷을 맞춤제작해서 입고 다녔다'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전화통화를 하던, 어딜 가던 언제든 도둑질을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적어두라고 해요(저는 '메모 앱'이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는데요, 이 책의 저자는 오프라인에서 만들어진 작품이 옮겨지는 곳이 온라인일 뿐이라며 작업 공간 자체를 분리 해두었더라고요).

아무거나 적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생각한 것과 본 것들을 적는 습관을 들여라고 합니다. 작가들은 이렇게 모아둔 것들을 '죽은 것들의 파일'이라고 표현한다고 해요. 그런데 저자는 파일 안에선 죽어있던 것들이 내 작품으로 새 생명을 얻게되는 것들이라 이 표현을 좋아한다고요.

시작은 늘 두렵고, 당연한 일이라며, 오스틴은 '지식인들에게 만연한 사기꾼 증후군이라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자신의 업적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심리적인 현상인데요. '내가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떠벌리고 있는 것 같고, 그래서 자신이 사기꾼처럼 느껴지는 증상'이라고 말합니다.

저는 이 구간에서 멈칫했어요. 늘 제 스스로가 왠지 부끄럽고 모든 콘텐츠가 수치스러웠던 지난 한 해에 이 글을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만약 '내가? 난 이런 사람이 아닌데..'라는 생각으로 알 수 없는 고통을 느끼고 있다면, 어쩌면 사기꾼 증후군일 수 도 있어요. 더 당당해집시다 우리 :-)

오스틴은 그 누구도 자신의 문체나 어조를 타고나지 않는다며, 태어날 때 부터 카피하며 배우는 것이라고 합니다. 단 여기서의 카피Copy는 표절이 아니라 실습인데요, 저자가 말하는 둘의 차이는 이러합니다.

• 표절 : 다른 사람의 작품을 자신의 것인양 조작하는 것
• 카피 : 역설계를 해보는 것

코넌 오브라이언은 "내가 늘 꿈꿔온 롤모델처럼 되는 것, 그것에 실패함으로써 우리는 존재감과 독창성을 갖게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 구절에서 '당신 자체가 되세요'라는 이 말이 참 다정하면서도 실패해도 된다는 묘한 해방감을 같이 얻었어요. 또한 틀에 박힌 것보단 그저 내가 되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추는 사람들이 더 많은 요즘 세상에선 어쩌면 구원같은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가 아닌 '너 자체가 되어라' '엄채연이 되어라'라고 이야기하는 듯 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