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뉴스레터는 화요일 새벽에 나가는데, 지금 제가 이걸 쓰는건 월요일 밤 11시네요.😂 어떤 이야기를 할지 고민하다가(가끔 아이디어 쥐어짜느라 딜레이가 있다..) 오늘 다녀온 유튜버 투트랙님의 인터뷰 질문이 생각나더라고요. 인터뷰 마지막에 이 두 질문을 주셨어요.

• 퇴사 전과 후에 달라진 점들
• 사이드잡을 새로 시작하시려는 분들께 하고싶은 이야기

이전 뉴스레터에서 '좋은 이야기'를 주제로 다뤘는데, 오늘은 공개해도 된다고 말씀해주신 기공메자 디노님의 이야기를 공유해요!💖 소방관 아빠의 열정! 가슴이 뜨거워지는 이야깁니다😁

💝 Ana's A : 긍정적/부정적 면모로 따지면, 퇴사가 저한테 큰 이벤트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나름  여러 취미도 가지고, 사람도 많이 만나고, 회사를 다닐 땐 다른 나라 대통령도 만나고 다니는 대단한 분과도 사무실을 함께 쓴 적이 있거든요. 듣고 보지 못한 좋은 간접 경험들이 많았죠. 제 상황이 나빠서 퇴사를 했지 그간 좋지 않았던 회사나 사람은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퇴사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퇴사 전/후 양쪽으로 다 긍정적이었거든요.

그런데 그 시간들이 진짜 ‘자립’을 위한 경험이었냐고 생각해본다면? 전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퇴사 전은 월급이 들어오기 ‘전’까지 여러가지 ‘일’을 해보고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사회적 경험치를 쌓는 시간이었어요. 퇴사 후는 진짜 내 생계, 나의 가능성,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 내가 못하는 것, 내가 도전했을 때 성공할법 한것들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시도하고 맞딱뜨리는 시간이었어요. 월세에 생활비도 감당 해야하니까 당장 뭐라도 해야 길거리에 나앉지 않겠단 위기감과 불안함도 있었어요. 한 때는 불안함 때문에 스스로가 바퀴벌레로 느껴지던 때도 있었어요. 아마 프리를 선언했는데 일이 없는 상황을 마주한다면(ㅠㅠㅠ눈물이..앞을 가립니다...뭔지...너무...잘...아니까...😣😣😣) 대부분 그러실 것 같고요.

역설적이게도 그렇기에 좀 더 주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어요. 누구 하나 시키는 사람이 없다는게 자유일 수 있지만, 일이 있어야 먹고 사니까 더 적극적으로 제안하게 되었죠. 가끔 어떤 일을 하고싶으면 그냥 제 마음대로 만들어요. 그리고 회사 밖에서도 생존 할 수 있는 방법들은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어요. 

직장에 있을 땐 내 직무 스킬과 주어지는 미션 완수에 신경을 썼는데, 밖에 나와서 둘러보니 그건 중요한 일의 극히 작은 일부더라고요. 어떤 시장에 어떤 흐름이 흐르고 있는지, 거기서 내가 어떤걸 할 수 있고 어떤 걸 만들어낼 수 있는지 고민을 하게 되는 시간들이 굉장히 많이 와요.

그렇게 3년정도 혼자 하다보니, 혼자 일하는 게 스피디해서 좋지만 요즘은 어떤 생각들을 다양한 의견을 가진 분들과 나누고 싶고, 제가 뱉기만 하고 처리 못한 것들도 꼼꼼하게 볼 수 있는 사람과도 일을 하고 싶어요. '밖'에서 일하면 내 역량에 대해서도 몸으로 깨닫거든요. 이런 때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되는거죠. 아예 살아가는 시각 자체가 달라진 것 같아요. 저는 어렸을 때 부터 내가 뭐하는 사람이 되어있을까, 막연하게 불안했거든요. 뭐 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었으니까요. 확실히 퇴사 후에는 내가 내 한 몸으로, 날 간판으로, 찐 나의 실력으로, 뭘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진짜 테스트해보고 검증해보는 귀한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퇴사 하기 전까지만 해도 저는 회사에서 나온 제 몫의 결과물이 다 제 실력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나오니 아니더라고요. 회사 자본으로 회사의 이름을 놓고 입력된 인풋과, 찐 나 혼자 넣는 인풋은 완전히 다르죠. 그러니 아웃풋도 차원이 다르고. 그걸 회사 나오고 도전하며 

똥💩같은 결과물이

하염없이 나오고💩💩💩💩💩💩💩💩💩💩

나서야 알았어요.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지금도 저는 뭘 잘 할 수 있는 사람인지 테스트해보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제가 하는 일은 저만의 정체성을 구축하고 그 정체성에 푹 빠져서 나온 결과물로 가는 길에 있다고 생각해요. 이러다 제 직업이나 서비스가 더 추가되거나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회사의 한 직무 안에만 있는게 아니다보니 더 그런 것 같고, 이 행동은 시대의 다양성에 맞춰 나가는 방향성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두둠칫😆

💝 Ana's A : 사이드잡도 남들 다 할 수 있는걸 하기보다, 나만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시간이 필요할거에요. 예전에 해외 구매대행 셀러를 하시다가 규모를 좀 키운 뒤에 브랜드를 만드는 분들을 봤어요. 그 다음엔 그 브랜드로 소싱 반자동 프로그램을 빌딩하고요. 그런 다음엔 BtoB에 해외 물류 창고 도입 및 물류 플랫폼까지 세계적으로 뻗치고요.

그런 식으로 일단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부업부터 시작해서 나만 할 수 있고 가격 경쟁력도 갖출 수 있는 것을 만드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브랜딩이 더 각광받는 것 같고요. 만약 콘텐츠를 만들어보지 않은 분들이라면 콘텐츠부터 만들어봤으면 좋겠어요. 이제는 대체 못한다는 것의 기준점이 '기계'보다 더 크리에이티브 한 생각, 공감을 만들어나가는 모먼트를 잘 캐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건 결국 기획인 것 같고요. 콘텐츠를 만드는 덴 기획이 다거든요. 안예쁘게 만드는거야 툴만 있으면 다 때려잡을 수 있는데, 기획이 별로면 예뻐도 반응이 없어요. 

그렇게 기획도 해보며 시장의 반응도 살펴볼 수 있고, 이후에 상품성 있는 상품도 내놓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1년에 5~6개의 프로그램을 시도해보거든요. 만약 리스크가 적은 무형을 내 상품으로 내놓고 싶다면, 온라인 모임을 추천드릴게요.

플랫폼은 가장 쉽게 시작 할 수 있는게 (제 입장에선) 블로그라고 생각하고요. 그치만 영상이 편한 분들은 틱톡이 지금 대세니까 추천드리고, 나만의 감성이 시각적으로 잘 나타나는 분들은 인스타그램을 추천할게요. 나에게 맞는게 진짜 있어요. 2~300개 콘텐츠만 만들고 그만 두신다면 모르실 수 도 있고요. 적어도 300개 이상의 콘텐츠를 만들다보면 느껴질거에요.

일단 시장도 보고 나의 콘텐츠 반응도 살펴볼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시장의 반응을 살피고, 플랫폼에만 의지하지 않으려면 나만의 플랫폼을 만드는게 중요하고요. 저는 그 장치를 뉴스레터와 제 웹사이트로 만들었어요. 내 SNS 콘텐츠는 사람들이 알람을 안해두면 잘 안보더라고요. 메일은 구독해두면 상대방의 메일함에 내 콘텐츠가 담겨져 있어요. 웹사이트는 얼핏 보면 필요가 없는 듯 하지만, 고객의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 사용해요. 어떤 상품이 먹히는지 팔로우업하고 테스트하려면 필요하더라고요. 나만의 플랫폼이기 때문에 자유도도 높고, 그냥 콘텐츠만 만드는 크리에이터가 아니라 더 전문성 있는 사람의 간판으로 사용하기에도 좋아요. 아나의디노라는 크리에이터를 검색했는데 웹사이트까지 나오면, '아, 이 사람은 사업을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 하시더라고요. 요즘 브랜드들이 웹사이트는 다들 갖고 있긴 하지만, 크리에이터가 웹사이트를 갖고있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더 독보적인 존재로 돋보이는 것 같아요.

물론 알고리즘의 은혜만 기다리며 콘텐츠 조회수 수익만 쳐다보기 보다 내 상품을 제대로 판매하는 판을 깔기 위해서 그런 것도 있고요. 처음엔 스마트스토어로 이걸 하시려는 분들도 있는데, 스마트 스토어는 간단하고 간편하지만 사용자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툴이 연동이 안됩니다. 네이버 자체가 굉장히 폐쇠적인 플랫폼이잖아요. 사용자가 도망가는게 싫어서 네이버 쇼핑, 멤버쉽, 더 나아가 유료 콘텐츠 시장까지 장악했으니 불보듯 뻔하죠. 그래서 웹사이트를 통해 독자적인 사용자 데이터를 모으고요(데이터'만' 모으는게 아니라 데이터'에서' 내가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을 뽑아내는 것 까지가 한 프로세스에요).

그러고 나서 사람들이 원하는 내 상품을 먼저 런칭하고, 수요 체크 후에 만들고 판매하는 거에요. 이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잘 한다면 팬덤과 브랜딩을 더 만들어나갈 수 있을거에요. 요즘은 인플루언서도 넘쳐나기 때문에 내가 그들과 다를 수 있으려면 어떤걸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봤을 때 전 딱 세개가 떠오르더라고요. 내 플랫폼, 내 팬덤, 내 브랜딩. 적어도 저는 리스크를 최대한 피하면 좋고 투자는 확실하게 하자는 주의이기 때문에 이런 방식을 선호합니다.

투트랙님께서 이렇게 되기까지 갈아 넣은 시간을 물어보셨을 때, 전 되게 망설였어요. <참 쉬운 블로그 하나로 먹고 사는 법>이라는 주제로 제 블로그를 운영했잖아요. 그런데 '참 쉬운'의 기준이 사람마다 너무도 다르더라고요. 저한테 쉽다는 것은: 학위를 따로 따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어떤 것이었거든요. 몇 년간 5천만원+a을 붓고 불철주야 뛰어다니며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누구나 도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쉽다고 했어요. 어떤 분들껜 이게 쉽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진 않더라고요. 그래서 모두가 납득 할 수 있는 '쉬운'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이 일을 혼자 하다보니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모르는 세계가 너무 넓었고, 세상엔 해야 할게 다양한데, 혼자 자립하려면 결국은 내가 사장이 되어야 하니 깊게는 아니더라도 어쨌든 다 할 줄은 알아야 한다.'라는 것. 

그래서 몰랐던 것들을 사부작 사부작 해나가다보니 많이 일할 땐 잠을 안자는 날도 허다했고요. 지금은 일하는 시간이 많이 줄어서 하루에 10시간 정도밖에 안해요. 어떤 몰입을 얼마나 해서 인풋 대비 아웃풋이 얼마나 나느냐가 중요한 문제 같긴 하지만. 이런 대답을 하려고 질문지에 대답을 적어두고, 동생에게 보여줬는데 동생이 그러는거에요.

'언니야, 이거 말하면 사람들이 다 도망갈 것 같은데. 말 하지마 그냥~😣'

그래서 인터뷰에서도 그대로 말씀드렸더니 현실을 보여달라고 하셔서 말씀을 드렸지요. 10시간이라고 했을 때 반응이 좋더라고요. 꽤 많이 일한다는 생각을 하시는 듯 했어요. 저도 저 스스로 나름 많이 일하는 줄 알았는데, 얼마전에 네이버 인플루언서들만 모인 곳에 갈 기회가 있었거든요? 그 분들께서 입을 모아 그러더라고요. 하루에 12시간은 풀로 콘텐츠를 만든다고. 이만한 인풋으로 나만한 아웃풋이 나오는것도 운이 따라줘서였구나를 여!실!히! 깨닫게된 말씀들이었어요.

그냥 대애충 한다고 되는건, 역시 세상엔 살찌는거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얼마나 쉬워요. 대애충 새벽에 맥주 한 두캔 까면 일주일 안에 5키로는 만만하지.

[playlist] 시린 겨울, 포근함을 너에게 by 네고막을책임져도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