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노바 : 아나의디노 뉴스레터에서 휴가가 마려운 목요일, 오후 4시에 에디터 츄노님께서 작성한 뉴스레터가 나가는 비정기적 이벤트 편지에요😁

갑작스럽게 치고 들어온 업무, 마음에 들지 않은 상황, 알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져든다면 이 주문 하나만 기억해주세요.

여느 날과 다름 없던 순간이었어요. 사람들을 마주치면 '츄대리님, 피곤해보여요.'로 인사말을 꺼내곤 했죠. 실제로 피곤하기도 했고, 업무가 과도하긴 했거든요. 하지만 회사에서는 맡은 업무를 무탈히 끝내자 주의였기에 묵묵히 일만 하고 있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성실히 쌓아온 커리어만큼 나를 돌보지 않은 시간도 쌓이더군요! 결국 '번 아웃', '무기력증'이라는 그럴듯한 증상들이 하나, 둘 찾아오게 됩니다. 실제로 이를 해결해보고자 심리상담센터도 방문하고, 자기계발 커뮤니티도 참여해 보았지만 사람이 쉽게 변하진 않더라구요.

그러던 어느 날 이런 말을 들었어요. "그 일을 하는 '목적'을 생각해 봐. 생각이 많을 땐 그 일을 시작한 목적만을 바라보면 한결 가벼워지더라고” 웃기게도 그 순간 주도적으로 생각하고 시작한 일들이 많지 않아서 놀랐어요. 하지만 죽으란 법은 없으니까! 제가 괴로워하던 일들이 하나씩 따져보았죠. 나를 고통스럽게 하던 일의 현상이 아닌 그 밑에 숨겨진 진짜 목적을 곰곰이 살펴보았어요.

몇 번의 끄적임 끝에 신기한 일이 생기더군요. 그 일을 감싸던 부정적인 감정들이 한 꺼풀 벗겨지며 목적, 즉 핵심을 바라보게 되었어요. 생각의 꼬리에 꼬리를 물다 보니 마지막 즈음에는 이런 생각이 툭 튀어나왔습니다.

"그래, 내가 선택한 일이야"

회사에 소속되어 맡은 그 프로젝트가 내가 선택한 게 아닐 수 있어요. 하지만 그 회사의 소속이 되고, 그 조직의 일원으로 근무를 하게 된 건 오롯이 제 선택이죠.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예요. 가족여행에서 이리저리 치이고 눈물 나는 일이 있었지만 결국 내가 가족들과 추억을 만들기 위해 선택한 여행이더라고요. 어떤 일이던 단 한 번이라도 내 선택 그리고 결심이 들어가지 않은 일은 없다는 게 사실이었어요.

삶은 결코 단순하지 않죠. 어쩜 그렇게 실타래처럼 꼬인 일들이 많은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모두 제가 선택한 일로 가득 차 있더군요. 그리고 '내 선택이다'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순간 저는 힘이 다시 생겼어요. 삶의 태도가 수동에서 능동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입니다. 조직의 선택에, 타인의 선택에 강요되어 끌려가듯 살아간 것에서 내가 선택한 상황과 현실로 전환이 된 거죠.

세상은 어떤 일을 달성했을 때 따라오는 보상에 주목하기 바쁩니다. 승진, 복지, 금융 치료 등이 대표적인 예죠. 그 때문인지 많은 경우 시련의 상황에서 보상을 바라보며 이를 악물고 버티는 모습들도 보입니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지 않은 채 같은 상황을 반복하는 건 결국 학습된 무기력을 만든다는 사실 아시나요? 이 무기력은 시간이 쌓일수록 더 큰 쓰나미처럼 사람을 우울감에 잠식시킬 수 있어요.

오늘만큼은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나의 시선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건 어떨까요? 세상이 나에게 주는 보상이 아닌 내 선택으로 그 상황을 바라봐주는 거죠.